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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크리스마스~ 라고 얘긴..

NeoJ 2004. 12. 25. 01:57

메리 크리스마스~

 

라고 얘긴 하지만, 요즘은 전혀 크리스마스에 신경이 안쓰인다. 단지 휴일이라는 것 외엔...

 

어릴땐 추석, 설날 명절 보다도 더 먼가가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는 것이 간신히 기억이 난다. 하긴, 추석이나 설날에는 선물이라는 것이 없었으니...

 

게다가 친척들이 몰려와 북적북적 하는 것도 좋지만, 왠지 운치는 크리스마스가 더 나지 않았던가...

 

강남이 바로 코 앞이지만, 요즘은 사람들이 많은 곳을 피하게 된다. 나이를 먹는다는 증거인가?

 

IMF 이후 크리스마스 시즌의 거리는 그다지 화려하지도 않은 듯 하다.

내 생애 가슴 아픈 날들 중에 하나 일 것 같다.

2004년 크리스마스 시즌은 악몽과도 같다.

 

차라리 꿈이라면 좋을텐데...

 

기쁜일도 있었는데, 지금 가슴 한구석은 시려서 미칠듯하다.

 

집에서 다시 서울로 왔다. 도무지 앉아 있을수가 없다.

 

친구 녀석 결혼식에선 억지로 밝그레한 웃음을 짓느라 힘들었다.

 

집에서두 친구들두 왜 오늘 올라가냐고 캐묻는다.

 

주인공 녀석은 내게 왜 같이 안왔냐구 묻는다. 기쁜 날 남의 일 신경 끄구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라구 농담을 던졌지만, 가슴이 너무 무겁다. 너무 무거워서 어찌할런지 모르겠다.

 

왜 내게 전화를 주지 않은 것인지...

힘들땐 같이 하면 좋을텐데...

 

집에 오자마자 컴퓨터를 켜고, 다른 이의 연락을 기다린다. 슬픔을 가득 안고.

내가 아는 큰병원 장례식장 전화는 다 해본 것 같다. 오늘 난 나의 검색 수준의 한계를 느꼈다. 뭐든지 찾을 수 있었는데, 어딘가에서 가슴 부여잡고 흐느끼고 있을 그 사람은 도무지 찾을 수가 없다.

 

그녀의 다른 친구들에게 너무 서운함을 느낀다.

물론 연락이 닿질 않아 그런 것 뻔히 알면서도 왜 그리두 소극적으로 보이는지...

 

나도 간사한 인간인가보다.

이런식으로 누군가를 본의 아니게 불필요하게 미워하다니...

그러면 안된다는거 알면서, 그럴필요도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오늘은 부산이 따뜻했다.

제발 제발 제발 건강 잃지말고, 마음에 평온을 빨리 찾았으면 좋겠다.

 

가슴이 뜨거워서 참지 못할땐 실컷 펑펑 울더라도 내버려둘 것이다.

지금은 어떤 위로의 말도 들리지 않을 것 같다.

 

나도 지금 목이 메인다.

그냥 눈물이 마구 흘러내리고 있다.

 

현아가 제발 제발 기운잃지 않고 일어섰으면 좋겠다.

현아 뿐 아니라 다른 모든 가족들도...

 

오늘은 차라리 악몽이었으면 좋겠다.

눈을 뜨면 그냥 모든 것이 정상을 찾을터이니...

 

내가 차라리 귀신이 된다면 그녀의 곁으로 갈 수 있을까...

가슴에서 목으로 머리까지 고통이 느껴진다.

 

이럴땐 차라리 의지할 신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기도라도 할 수 있게...

 

현아야. 기운내길 바래.

...아프진 말어...